당신없는 나는? Que Serais je sans toi?
기욤 뮈소 Guillaume Musso
그해 겨울, 고통스러운 마법에 사로잡혀 써내려간 이 이야기를
잉그리드에게...... .
나는 늘 무관심한 지혜보다는 열정에서 비롯된 실수가 더 좋았다.
-아나톨 프랑스

모두들 경험해보았으리라.
가끔씩 우리를 찾아와 서서히 파괴하고
잠을 설치게 하고 철저히 망가진 채 새벽을 맞게 하는 이 고독을.
그것은 첫 등교 날의 슬픔.
그것은 학교 운동장에서 더 예쁜 아이와 입맞춤하는 그 애를 바라보는 것.
그것은 사랑이 끝난 후의 오를리 공항, 혹은 서부역.
그것은 우리 사이에 절대로 태어나지 않을 아기.
가끔씩 그건 나.
가끔씩 그건 당신.
하지만 때론 한 번의 만남으로 충분한 것을...... .
1. 그해 여름
첫사랑은 언제나 마지막 사랑
-타하르 벤 젤룬
2. 당대 최고의 도둑
누군가를 혐오하는 이유와 그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는 같다.
-러셀 뱅크스
3.외로운 자여, 그대는 나의 형제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태어나 삶을 즐기다 죽는 사람이 있고
삶이라는 외줄 위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있다.
배우들이 있는가 하면 줄타기 곡예사가 있다.
-막상스 페르만(Maxence Fermine)
4. 도시 속의 두 남자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은 적들뿐이다.
친구와 애인은 의무감이라는 그물에 걸려
끊임없이 거짓말을 지어낸다.
-스티븐킹
5. 퐁네프의 연인들
나는 심장을 두 개 가지고 있었어야 했다.
하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또 하나는 항상 사랑에 빠져 있는 것으로,
그랬다면 두 번째 심장에게 두근거리는 임무를 맡겨두고,
다른 하나를 가지고 행복하게 살았으리라.
-아민 말루프
6. 파리는 잠에서 깨어
에펠탑은 발이 시리다 하고
개선문은 잠에서 깨어난다(...)
사람들이 일어나면서 괴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이제 내가 잠자리에 들 시간
새벽 다섯 시
나는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자크 뒤트롱 작곡
-자크 랑즈만, 안느 세갈랑 작사
7. 결투
나는 이제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
그것은 자기가 스스로에게 주는 유익한 조언마저도 따를 수 없는
사람의 무능함이다.
-윌리엄 포크너
8. 천국의 열쇠
사람의 인생은 저절로 써지는 한 권의 책이다.
우리는 작가가 원하는 바를 언제까지나
이해하지 못하는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이다.
-줄리앙 그린
9. 마드모아젤 오
그는 우리눈물을 흘렸어요.
눈물방울은 땅에 땋아
음악이 되었죠.
천사 같고 유령같은 음악이
-미셀 폴나레프
(유리눈물을 흘리는 사나이 중에서)
10. 인생의 소용돌이
이제 두 사람이 다시 떠났네.
인생의 소용돌이 속에서
얼싸 안은 두 사람
얼싸 안은 두 사람은
돌고 또 돌고......
-조르주 들르뤼 작곡
-시뤼스 바시악(세르주 레즈바니) 작사
11. 당신이 떠날 그날
하지만 무엇보다 잔인한 것은
인생을 기술적으로 살아내려면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함께 있어서 너무나 기쁘다는 사실을 숨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을 잃게 되므로.
-체사레 파베세
12. 눈물 한 방울만 흘리게 해줘
사람에게는 약한 면이 있어야 한다.
약한 면은 우리를 서로 가깝게 해 주지만
강하기만 하면 서로 멀어진다.
-장 클로드 카리에르
13. 아쉬운 부분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도
죽었다고 생각한 사랑은
결국 죽지 않는다.
-세르주 갱스부르
14. 발랑틴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행복한 결말을 기대할 수 없다.
-어네스트 헤밍웨이
15. 나의 분신
사람의 영혼 안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너무나 집착하는 것들이 있다.
집착하는 것 없이 산단느 사람은 실패할까봐
혹은 고통스러울까봐
그것을 손에 넣는 것을 하루하루 미루고 있는 것일 뿐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16. 캘리포니아여 내가 왔노라
우리의 인생 지도는 겹겹이 접혀있어서
우리는 지도를 가로지르는 큰 길 하나밖에 보지 못한다.
그러나 그 길은 언제나 새로운 작은 길로 연결된다.
-장 콕토
17. 타인의 갈증
우리는 마음속에 각자 아름다운 방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 방을 벽으로 봉쇄했으나 그 방은 파괴되지 않았다.
-구스타브 플로베르
18. 추억도 후회도......
당신이 그 어떤 것보다 소중히 여기는 게있다면,
그것을 붙잡으려 하지 마시오.
그것이 당신에게 돌아오면,
당신은 그것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지만
그것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떠나는 그 순간부터
그것은 당신의 것이 아니라오.
-영화 <은밀한 유혹(Indecent Proposal)> 중에서
19. 봐, 난 모두 기억하고 있어......
사랑, 그것은 타인에게 우리를 박해할 권리를 주는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
20. 사랑하는 두 사람
내게 심장을 준 사람은 나의 아버지였지만
그 심장을 뛰게 만든 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오노레 드 발자크
21. 사랑했던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영혼을 파헤쳐
그의 영혼이 얼마나 위대하고 강한지,
얼마나 맑은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우리는 영혼이 충분히 유린당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괴로워한다.
우리 안에 있는 힘을 발견할 수 있도록
영혼을 파헤쳐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크리스티앙 보뱅
22. 발랑틴의 편지
우리 모두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사랑하려는 시도를 계속한다.
-파스칼 카나르
23. 지옥으로 가는 길
운명은 언제나 길모퉁이에서 기다리고 있겠지.
도둑놈이나 창녀나 복권 판매원처럼 말이야.
운명은 항상 세 종류의 사람으로 모습을 드러내길 좋아하지.
하짐나 집으로 찾아오지는 않으니 찾아가서 만나는 수 밖에.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24. 대 탈주
빨리 달아나고 싶다면 좀 더 가벼워져야해.
은빛 눈동자,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
홍수가 나기 전에, 작은 썰매가
진로를 벗어나기 전에, 그 후엔......
......더 잇아 아무것도 없어. 그게 끝이야.
-끌라리카, 탈주로
25. 탑승대기구역
갖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마라.
그보다는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고
만일 그것이 없어진다면 얼마나 아쉬울 것인지 생각하라.
-마르크 오렐
26. 하늘에 있는 아름다운 것들
나는 마지막으로 지구를 보았다. 광활한 우주를 떠돌며
푸른색으로 빛나는 변치 않는 저 구체를.
영혼을 가진 한 움큼의 먼지에 불과한 나는
저푸른 지구를 떠나 침묵을 지키며 허공 속에서 곡예를 하다가
알 수 없는 곳으로 뛰어들었다.
27. 이 세상 밖이라면 어느 곳이라도
당신을 사랑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메이라 없는 목소리
아무 것도 붙잦지 못하는 손가락
당신의 손을 그리워하는 나의 피부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도 당신을 사랑한다는 두려움
내일이면 아마 죽으리.
-샤를르 아즈나부르
28. 그래도 당신을 사랑하겠어.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멈춘다 해도 나는 춤을 멈추지 않겠어......
비행기가 더 이상 날지 않아도, 나는 혼자 날아가겠어......
시간이 멈춘다 해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겠어......
어디서일지, 어떻게일지 나도 모르지만......
그래도 당신을 사랑하겠어......
-<남은 시간>
-장-루 디바디 작사
-세르주 레기아니 노래
29. 그대와 영원히
키스는 대포보다 요란하지 않지만 그 반향은 훨씬 오래 남는다.
-올리비에 웬델 홈즈
여자는 남자가 변할거라 예상하며 결혼한다. 하지만 그는 변하지 않는다.
남자는 여가가 변하지 않을거라 예상하며 결혼하다. 하지만 그녀는 변한다.
-오스카와일드
1995. 8. 26
가브리엘, 나 내일 프랑스로 돌아가. 너에게 그 말을 전하고 싶었
어.
캘리포니아에 머무는 동안 내게 의미 있었던 시간이라면 학교 카
페테리아에서 너와 함께 나눈 책 영화 음악 이야기 그리고 세상을
바꿔보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보냈던 얼마 되지 않는 시간들뿐이
있어.
단지 그 말을 전하고 싶었어.
난 가끔 내가 지어낸 이야기의 주인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
지.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정말 멋
있는 프러포즈를 하잖아. 네가 마음에 든다고, 너와 이야기하는 게
좋다고, 널 보고 있으면 어떤 느낌인지에 대해 아주 근사하게 이야
기하지. 달콤하고 앞으로 강렬한 느낌으로, 가슴 떨리는 느낌, 당혹
스러울 만큼 친근한 느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신기한 느낌,
그런 감정이 존재하는지조차도 몰랐던 그런 느낌으로.
너와 내가 공원에 있다 갑작스레 소나기를 만났던 그날 오후,
도서관 현관으로 몸을 피했을 때가 기억나니? 그때 너에게 입맞춤
을 하지 못한 게 지금은 몹시 후회돼. 내가 너에게 입맞춤을 하지 못
한 건 네가 방학 동안 유럽에 가 있다는 남자친구 얘기를 꺼내면서
그를 실망시킬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었지. 그리고 혹시나 네 눈에
내가 "남들과 다름 없는 놈'으로 비칠까봐, 남자 친구 있는 여자나
유혹하는 놈으로 비칠까봐 두려웠기 때문이었어.
만약 그날 내가 너에게 입맞춤을 했더라면 난 환희에 찬 가슴을
안고 빗속으로 뛰쳐나갔을 거야. 비가 오든 해가 나든 전혀 상관없
었겠지. 미약하나마 너와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었을테니까. 내가
어딜 가든, 그 입맞춤은 아주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아로새겨졌겠
지. 혼자라고 느껴질 때 간절한 마음으로 꺼내보는 아름다운 추억
처럼.
어쨌거나, 누군가 이런 말을 했지. 사랑 이야기 중에서 가장 아름
다운 사랑 이야기는 시도해보지 못한 사랑 이야기라고. 어쩌면 우
리가 나누지 못한 그 입맞춤이 내게는 가장 짜릿한 기억으로 남게
될 것 같아.
난 그저, 너를 볼 때 마다 일초에 스물네 개의 이미지를 투사하는
영화를 보는 듯했어. 네 영화는 처음 스물세 번은 밝게 빛나는 이미
지였다가 마지막 스물네 번째에 너무나 슬픈 이미지로 바뀌어 버렸
지. 그 마지막 이미지는 네가 평소 품고 있던 찬란한 빛과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왠지 모를 슬픔을 담고 있었어. 난 네 잠재의식 속의 슬
픔, 아주 잠깐일 뿐인 그 섬광의 틈새로 드러난 슬픔을 보았어. 그
슬픔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나 성격보다 더 절실하게 너란 사람에
대해 말해주는 듯했지. 난 너를 그토록 슬프게 만든 게 무엇일지 곰
곰이 생각해보았어. 몇 번씩이나 나는 네가 그 이야기를 해 주기를
바랐어. 하지만 넌 절대 이야기해주지 않았지.
난 그저, 조심하라는 말을, 가령 우울증 같은 몹쓸 병이 너를 덮치
게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어. 난 진심으로 네
안에서 스물네 번째 이미지가 승리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길 바래.
가브리엘, 악마가 천사를 이기게 내버려두어선 안 돼.
나도 남들처럼 그저, 네가 아름답다고, 태양처럼 빛난다고 말하
고 싶었어. 하지만 넌 그런 얘기라면 하루에도 수십 번쯤 들었을 테
니까 그다지 의미 없을 거라 생각했어. 결국 이런 편지를 남긴 나 역
시 남들과 똑같은지도 모르지.
하지만 마지막으로 난 그저, 널 절대 잊지 않을 거라는 말을 전하
고 싶었어, 단지 그뿐이야.
마르탱
가브리엘은 언어철학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떠올렸다. 헤겔이 설파하기를 우리의 생각은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로 모두 표현될 수 있다고 했다. 생각의 가장 진실한 면이 단어에 깃들어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녀에게 접근하는 남자들의 책임지지도 못할 감언이설과 사랑의 암호, 비열한 약속을 남발하기 일쑤였다. 상상력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이야기들이었다. 그런 까닭에 가브리엔은 상대의 말이 아니라 몸짓이나 눈빛, 얼굴 표정, 태도에 주목해왔다. ...
P. 201
"곧 사라질 풍경이니까 실컷 봐둬라..."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사라진다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에요."
"사는 게 다 그렇더라."
아키볼드는 만질만질한 아바나 산 시가의 끝을 만지작거렸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뜻인가요?"
"그래, 인간을 비롯한 만물은 언젠가 소멸하지. 차츰 망가지고 변해가다가 결국 끝나버리는 게 인생이니까. 지금 이 순간만이 중요할 뿐이란다."
아키볼드가 시가의 끝부분을 잘라냈다.
"영원한 것도 있잖아요."
"넌 무엇이 영원하다고 생각하니?"
"사랑."
"사랑?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나약한 게 사랑이란다. 비오는 날 지펴놓은 불길 같다고나 할까? 불은 비를 막아주며 힘들여 땔감을 집어넣고, 갖은 정성을 다해도 어느 순간 꺼져버리지. 사랑도 불 같단다. 어느 순간이 되면 꺼지게 되니까."
"영원히 남는 사랑도 있어요."
"영원한 건 사랑한 후에 남는 고통뿐이란다."
"그대지 듣기 좋은 말은 아니군요."
"진실이란 언제나 듣기에 불편한 법이지. 다른 사람은 어떠헥 생각할 지 몰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랑은 그러니까 너무 괜념치 말거라."
아키볼드는 성냥을 그어 시가에 불을 붙였다.
"아빠는 아직도 엄마를 사랑하죠?"
"그래. 네 엄마를 아직도 사랑하고 그리워하지."
"엄마에 대한 추억을 깊이 간직하고 계시죠?"
"그야 뭐 당연하지."
"그게 바로 사랑이 영원하다는 걸 입증해주는 증거 아닐까요?"
"모두들 사랑이 영원하다는 걸 믿고 싶어 하지. 그렇지만 과연 사랑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란다. 네 엄마를 사랑했던 걸 단 한번도 후회한 적 없지만 내가 살아온 날들이 행복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구나. 차라리 통한의 세월이었다는 게 맞지."
가브리엘은 더 이상 반박하지 않기로 했다. 그저 빨갛게 타오르는 아빠의 시가 끝을 망연히 바라볼 뿐이었다. 바람은 여전히 따뜻했고,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소리는 부드러웠다.
P. 259~260
"아빠가 말하기를 사람은 잘못한 일이 전혀 없는데도 마치 벌 받는 사람처럼 살아가는 경우가 있다고 하셨죠?그래요, 제가 그때 벌 받는 사람처럼 살았어요. 단지, 그 뿐이에요." P. 264
1973년 4월 13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아키볼드, 내 사랑
우리를 둘러쌌던 어두운 밤, 최악의 상황, 우리를 괴롭혔던 모든 것, 우리를 파괴하려했던 모든 것들을 외면하지 말아요. 우리 이제 과거의 망령과 두려움을 직시하기로 해요.
내 마음과 몸을 파괴하며 어둠의 심연으로 떨어뜨렸던 그 남자,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 당신을 감동시켰던 천사 같은 당신의 첫 번째 아내를 생각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것처럼 아찔하지만 우리 이제 피하지 말고 직시하기로 해요.
과거의 상처가 쉽게 아물지는 않겠죠. 나를 하찮게 취급하며 수시로 때리기까지 했던 그 가수가 잘 생긴 얼굴에 한없이 슬픈 표정을 지으며 나는 잊지 못하겠다고, 나를 위해 노래를 지었다고, 사랑한다며 용서를 빌 날이 올지도 모르죠. 그때 제 정신이 아니었다고, 나를 사랑해서 그랬던 거라고 변명하며....... 어쩌면 난 그의 달콤한 사과의 말을 다시 믿게 될지도 모르죠.
당신 역시, 그 천사 같은 금발머리 간호사를 다시 만나게 되는 날이 올 수도 있겠죠. 어느 날 아침 문득 당신은 다른 여자와 달랐던 그녀, 한때 진심으로 사랑해마지 않았던 그녀에 대해 다시금 애틋한 마음을 갖게 될지도 모르죠.
아니면 새로운 남자가 내 눈을 마추지려 하고, 또 다른 여자가 당신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려 할 수도 있겠죠. 우린 그 모든 유혹의 가능성을 부정하지 말아야 해요. 우리의 신뢰와 사랑을 위협하는 과거, 우리를 유혹하는 미래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말아야 해요.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 무엇도 결코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사랑 앞에서 결국 사라질 것들이니까요. 그래도 끝까지 두터운 먹구름으로 남아 우리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방해자들이 있겠죠. 하늘을 울리는 지진, 천둥, 번개에 세찬 바람이 우리를 향해 밀려올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세찬 바람이 우리를 위협하는 두터운 먹구름들을 어디론가 몰아내줄 거라 믿어요.
거울 속에 우리 모습이 비춰지네요. 희망의 미래를 앞둔 젊은 부부의 모습이죠. 앞으로 우리 앞날에는 아름다운 일들만 가득할 거예요.
우린 아직 젊지만 행복에는 큰 대가가 따른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 우린 아직 젊지만 수많은 운명의 장난에 맞서 보았으니까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수많은 위험을 겪어야 하고, 패배가 두려워 시도조차 못해본다면 더 큰 불행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죠.
난 행복해지고 싶어요. 지난 날, 여인들은 남자를 붙잡아두기 위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죠. 이제 우리 시대에 그런 건 통하지 않겠죠.
사랑하는 사람을 붙잡아두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요? 모르겠어요. 내게 당신에게 해줄 수 있는 약속이 있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 곁을 떠나지 않겠다는 것뿐이에요.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사는 게 아무리 힘들어도
당신이 나를 원한다면 항상 곁에 있겠어요.
미소 짓는 당신과 마주보고 있으면 온 사방이 환한 빛으로 가득해요. 너무나 아름다운 빛이죠. 우리 집에는 마법의 창이 있어요. 가끔씩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창이죠.
우린 지금 너무나 행복해요. 마음도 몸도 너무나 열정적이죠? 당신은 내일 일을 미리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했죠? 하지만 아쉬, 이리 와요. 함께 손을 잡고 창문 틈으로 우리의 미래를 들여다보아요.
병원이 보이네요. 우린 병원에 와 있어요. 하지만 누가 아픈 건 아니에요. 따뜻한 방 안은 부드러운 빛과 꽃으로 가득해요. 그 방안에 요람이 하나 있고, 그 요람안에는 갓 태어난 우리 아기가 누워 있어요.
나를 보는 당신의 눈이, 당신을 보는 나의 눈이 반짝거려요. 그 아기는 우리 아기죠. 아주 작은 여자 아기죠. 아기가 눈을 뜨고 우리를 바라보네요. 갑자기 우리는 셋이 되었어요. 셋이지만 우린 하나에요.
내 사랑, 당신이 옆에 있으면 난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요.
아키볼드, 내 사랑.
사랑해요.
발랑틴.
P.269~271
배신, 권태, 잘못된 선택, 위선적인 유혹, 불공평한 운명 따위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사랑을 훼방 놓으며 싸움을 건다. 극도의 감정적인 싸움에서 이길 확률은 극히 드물다. 게다가 예외는 또 얼마나 많은가.
그 누군가가 말하기를, 세상에서 자신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고통을 주었던 바로 그 사람이라는 걸 깨달을 때 비로소 위대한 사랑이 시작된다고 했다.
마르탱은 그녀에게 위대한 사랑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그를 잃었다. P. 273
마르탱은 슬픈 눈으로 소녀늘 바라보았다. 열다섯 살익너, 스무 살 이건, 마흔 살이건, 일흔 살이건, 사람은 언제나 사랑 문제로 고민하다. 사랑은 한 사람을 철저하게 파괴해버린다. 게다가 덧없이 사라질 생복의 순간들, 그 행복을 얻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라니......
P.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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