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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우리 영화 한 편을 봤습니다.

그런데 정말 잔인하더군요.

중간에 극장을 뛰쳐나가고 싶을 정도로 폭력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더 놀란 것은, 영화가 끝난 후 관객의 반응이었습니다.

대부분 젊은 관객들이었는데 이 분들의 공통된 반응은 ‘멋있다’였습니다.

언제부턴가 우리 영화는 복수와 폭력에 빠져 있습니다.

영화뿐만 아닙니다.

드라마도 TV라는 매체의 특성상 폭력의 수위가 낮을 뿐,

기본적으로는 자신을 힘들게 한 사람에게 보복한다는 구조는 비슷합니다.

그런 문화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우리 사회에도 복수와 폭력의 그림자가 곳곳에 스며 있습니다.

그런데 복수와 폭력에 환호하는 우리가 모르는 점이 하나가 있습니다.

복수와 폭력은 그보다 더한 복수와 폭력을 부르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거죠.

 

경제학에는 매몰비용, sunk cost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집 마당에 연못을 설치하려고 돈을 꽤 들여서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마당까지 집을 넓히면 그 공간을 세줘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집을 확장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결정해야 할 때, 연못 공사비를 감안해야 할까?

보통의 경우는 이미 들어간 연못 공사비를 고려하죠.

그러나 경제학에서는 그건 빼고 집을 확장했을 때 드는 비용과

그로 인해 벌 수 있는 임대료만을 비교하라고 합니다.

왜냐 하면 이미 들어간 연못 설치 비용은 매몰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들어간 돈, 마당의 용도를 바꾸는 한 돌이킬 수 없는 돈이기 때문입니다.

복수와 폭력의 단초가 되는 증오의 감정이라는 것도 매몰 비용입니다.

이미 벌어진 일, 가능하면 잊어버리는 게 낫습니다.

젊은 분들의 연애를 예로 들면 얘기가 더 쉬울지 모릅니다.

그간 만나는 데 돈과 에너지를 많이 쏟아부었다고,

그게 아까워서 별로 사랑하지도 않는데 만나는 건 매몰비용을 고려한 비합리적 처사입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헤어지자는 결별 통보를 했는데,

그 때문에 상대방이 미워서 속을 끓이는 것도 미련한 짓입니다.

그 역시 돌이키기 어려운 매몰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매몰 비용이 복수와 폭력 권하는 사회에 대한 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010/08/13 12:31 2010/08/13 12:31



김방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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