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후보자식 재테크
어디가 재개발 된다는 소문이 은밀하게 나돌면,
그 지역이 내가 살 곳이 아니라 하더라도 일단 부동산을 사라.
그리고 돈이 될 것 같다면 다소 번거롭더라도 부동산을 쉴새없이 사고 팔아라.
열댓번을 사고 팔 각오까지 해라.
또 직위 때문에 남 신세를 지더라도, 흔적이 남지 않게 해라.
자신의 명의로 신용카드나 현금 영수증을 사용하지 말라는 거죠.
제가 만일 청취자 여러분께 재테크 강의를 하면서 이런 조언을 한다면,
그 얘기를 듣는 여러분들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상당히 불쾌하시겠죠.
그런데 이런 조언은 제가 실제로 하는 게 아닙니다.
인사 청문회를 하고 있거나 앞두고 있는 장관과 총리 후보자에 제기된 의혹들입니다.
전반적인 인상은 이런 걸 겁니다.
참,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재테크를 했구나.
그런데 그렇게 혀를 차고 말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더 나아가서 ‘저렇게 무자비하게 재테크 해야 돈도 벌고,
높은 자리에까지 올라갈 수 있는 거구나‘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칠 수도 있습니다.
혹은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고급 정보를 독점하고
주변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있으니까
쉽게 돈을 버는구나 하는 절망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장관, 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쏟아지는 의혹에
국민들은 상당히 불쾌합니다.
우리 사회가 요즘 잘 버는 사람은 더 잘 벌고,
못 버는 사람은 더욱 먹고 살기가 힘들어진다고 아우성인데요.
이런 의혹을 통해 그 이유나 배경을 짐작하게 되기 때문이죠.
새로운 국정 어젠다, 의제로 떠오른 ‘공정한 사회’.
이건 공정한 게임의 룰을 지키는 경쟁을 한다는 뜻인데,
이런 의혹 보면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사람들이
과연 게임의 룰을 지키고 있는가,
아니 게임의 룰이 있기는 한 건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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